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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트럼프 2기 정부의 접근법은 트럼프 1기 정부 때와 접근법이 조금은 다를 것이다. 중국을 압박하고 몰아세우기도 하겠지만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거래에 더 무게중심을 둘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 출신인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 나티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을 대표하는 중국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프랑스의 대형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홍콩을 무대로 제일은행인터넷뱅킹 활동 중이며, 홍콩 과학기술대(HKUST) 겸임 교수와 유럽의 저명 싱크탱크인 ‘브뤼겔’ 선임 연구원을 겸하고 있다. 연말 휴가철을 맞아 유럽과 인도를 여행 중인 가르시아-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이메일과 메시지 앱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트럼프 1기 정부(2017년 1월~2021년 1월)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안팎으로 친분을 과시했던 도 전세대출 필요서류 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러시아와 중국을 떼어놓으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어려움이 커진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언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 학자금대출 국가장학금 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4년 10월 23일 러시아연방 타타르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환영 만찬 중 건배하고 있다. /사진 AP뉴시스
트럼프 2기 정부의 대중국 정책 기조는 1기 정부와 무엇이 다를까.
“트럼프 1기 정부와는 접근법이 조금은 다를 것이다. 5년이내 중국을 압박하고 몰아세우기도 하겠지만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거래에 더 무게중심을 둘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위상과 국제 관계 지형이 트럼프 1기 정부 때와 달라진 만큼 접근법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영어수업진행 주석에 대해서는 ‘좋은 친구’ ‘놀라운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강경 통상 정책으로 압박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은 2기 내각 구성에도 반영됐다. 마크 루비오 국무 장관 지명자 등이 중국과 완전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원하는 반면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일부 경제 관료는 중국에 고율 관세를 압박하면서도 거래 관계를 이어가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 입문 이전 트위터(지금의 ‘X’) 글을 봐도 그렇고, 트럼프의 중국 혐오는 뿌리가 깊지 않나.
“중국에 대한 트럼프의 반감은 변함없겠지만, 트럼프 1기 정부의 강경 일변도 대중국 정책에도 중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내진 못했다. 그러는 사이에 중국은 (과학기술을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자립도를 높였다. 물론 중국 경제도 갈 길이 멀긴 하다. 미국의 압력에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기술 통제에 맞서 기술 자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례로 반도체 분야에서는 창신메모리(CXMT)가 2024년 8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을 시작했다. 창신메모리가 생산하는 제품은 하이닉스나 삼성 등 제품보다 사양이 떨어지는 것이긴 하지만, 생산은 애초 예상보다 1~2년 앞당겨졌다. 앞서 중국은 2024년 5월 역대 최대인 64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기금을 조성한 바 있다.
미국의 압박을 받는 중국과 러시아가 결속을 강화하는 등 대외 여건도 많이 달라졌다.
“첫 임기 동안 트럼프는 푸틴과 안팎으로 친분을 과시했다. 두 정상의 ‘브로맨스(남자간의 우정)’를 두고 미국 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트럼프는 여전히 푸틴에게 호감이 있는 듯하지만 재선 이후에는 관련 발언에 조심하는 것 같다. 트럼프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러시아와 중국을 떼어놓으려 할 것이다. 러시아는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해 중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데, 트럼프는 러시아가 현재 건설을 추진 중인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을 통해 중국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늘리는 것을 막으려 할 수도 있다. 푸틴을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천연가스 카드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중국 대신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을 늘리는 등의).”
이란의 경우는 어떤가.
“이란은 러시아와 완전히 다르다. 트럼프는 이란을 싫어한다.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점령하도록 용인한 것에서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스탠스가 그대로 드러났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동안 이란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을 도울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경제 어려움이 커지면서 궁지에 몰린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트럼프의 대만 문제 개입 가능성을 작게 보는 의견이 많다.
“침공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이 고조되면 한반도 긴장도 고조될 것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전에는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큰 변수였지만, 이제 (북한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파병 등으로 인해) 러시아의 입김도 걱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한반도 상황은 이전보다 더 위험해졌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유럽에도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양안 문제는 전 세계적인 위험 요인이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단행될 경우 무조건적인 개입 원칙을 내세웠지만, 트럼프는 아직 이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한 적이 없다. 대선 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관세를 200% 올리겠다”고 했을 뿐이다.
서방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쪽 편도 들지 않는 ‘신(新)중립국’이 늘고 있다.
“중간 지대가 넓어진 건 맞지만, 그중에서 미국 쪽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많아질 것 같다. 트럼프가 중간 지대에 속한 나라에 겁을 줘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볼 것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친서방 블록과 러시아·중국이 이끄는 친러시아 블록 사이에 최소 101개국의 신중립국이 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스라엘 등 중동 국가와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등 아프리카 주요국,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를 신중립국으로 분류했다.
중, 러 천연가스 수입 역대 최고…끈끈한 중·러 에너지 동맹’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두 나라의 ‘에너지 동맹’을 더 끈끈하게 만들어 줬다.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 업체인 러시아의 가스프롬에 따르면, 시베리아 가스관을 통한 러시아산 가스의 중국 일일 공급량은 2024년 12월 7일(이하 현지시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러시아는 2019년부터 시베리아 차얀다 가스전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고 있다. 가스프롬은 2024년 12월 1일부터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한 수송 용량을 최대치인 연간 380억㎥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가스관은 연간 380억㎥ 설계 용량을 갖추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유럽 대한 천연가스 수출이 차질을 빚자 중국 등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덕분에 중국은 2024년 러시아 천연가스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가스프롬은 연간 100억㎥ 천연가스를 추가로 중국에 공급할 수 있는 극동 가스관이 2027년부터 가동된다고 2024년 6월 밝혔다. 또 러시아 북부 야말 지역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연간 500억㎥ 가스를 운송하는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건설도 추진 중이다.
러시아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시베리아의 힘 2’ 프로젝트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은 중국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더 많이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해당 가스관이 완공되면 중국은 유럽 국가를 제치고 가스프롬의 최대 고객으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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